본문 바로가기
Captain Phil Note Captain Phil Note

가르데르모엔에서 오슬로 시내, 기차와 자동차 둘 다 이용해보니

가르데르모엔에서 오슬로 시내까지 가는 방법

Norway Oslo station

가르데르모엔에서 오슬로 시내까지 가는 방법을 놓고, 저는 두 번 다른 선택을 해봤습니다. 한 번은 렌터카로, 한 번은 기차로. 그것도 계획해서가 아니라 상황이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노르웨이에서 한 달 정도 지내는 동안 숙소도 한 번 옮겼습니다. 처음 잡았던 에어비앤비가 생각보다 좋지 않아서, 얼마 지나지 않아 베스트웨스턴 리워즈 계열 호텔로 옮겼습니다. 교육 장소는 CAE Oslo였고, 생활권은 오슬로 시내가 아니라 가르데르모엔 쪽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슬로 시내에 가는 일은 일부러 시간을 내야 하는 나들이에 가까웠습니다.

두 방법 모두 직접 이용해본 결론부터 말하면, 오슬로 시내만 구경하러 간다면 저는 기차를 선택하겠습니다. 하지만 짐이 많거나 여러 곳을 이동해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먼저 위치부터 알아야 합니다

오슬로 공항의 정식 이름은 Oslo Airport Gardermoen, 보통 OSL이라고 부릅니다. 오슬로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약 47~50km 떨어져 있는데, 안내하는 곳마다 숫자가 조금씩 다릅니다. 어느 쪽이든 공항 이름에 ‘오슬로’가 들어 있다고 해서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오슬로 시내가 펼쳐지는 구조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저 역시 노르웨이에 머무는 동안 생활의 중심은 오슬로 시내보다는 가르데르모엔 쪽이었습니다. 그래서 오슬로를 구경하러 갈 때는 일종의 시내 나들이가 됐습니다.

첫 번째 방법, 자동차로 오슬로에 들어간 날

당시 오슬로 시내를 처음 제대로 구경한 날은, 같이 교육받던 그리스 출신 교관 드미트리우스 덕분이었습니다. 그가 시내를 구경시켜주겠다고 해서, 저는 렌터카를 끌고 갔습니다.

드미트리우스의 집은 오데온 호텔 근처,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오슬로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가 자기 아파트 쪽에 차를 세우자고 해서 그렇게 따랐습니다. 문제는 그게 사설 주차장이 아니라 도로변 유료주차였다는 점입니다. 드미트리우스가 주차하면서 시스템을 설명해줬는데, 노르웨이 사람들이 흔히 쓰는 주차 앱을 이용해야 했고, 저는 그 앱도 시스템도 생소했습니다. 자리를 찾는 것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차를 세운 뒤에는 드미트리우스의 차로 그의 아들까지 셋이 이동해서 차 한 잔을 마셨습니다. 그런데 결국 주차가 계속 신경 쓰여서, 아들에게 차를 맡겨 돌려보냈습니다. 그 뒤로는 드미트리우스와 둘이서만, 걸어서 시내를 구경했습니다.

걸어서 본 오슬로

드미트리우스의 투어는 꽤 빠른 걸음이었습니다. 오슬로 대성당(Oslo Domkirke)도 봤고, 뭉크미술관은 들어가지는 않고 그냥 지나쳤습니다. 노벨 평화상과 관련된 건물 앞에서는 사진만 찍었고, 바다 위에 떠 있는 사우나 시설도 구경했습니다.

가이드가 있으니 확실히 편했습니다. 어디가 뭔지, 뭘 봐야 하는지 설명을 들으면서 다녔으니까요. 하지만 돌이켜보면 자동차를 가지고 시내에 들어간 것 자체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짐이 됐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생긴 일

숙소인 가르데르모엔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렌터카를 직접 몰았습니다. 그런데 엉뚱한 곳으로 나가는 바람에 길을 잘못 들었고, 다시 고속도로를 타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습니다. 그 대가로 통행료도 예상보다 더 나왔습니다.

노르웨이의 통행료는 톨게이트에서 차를 세우는 방식이 아니라 차량번호를 자동으로 인식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는 정확히 어디서 얼마가 찍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나중에 렌터카를 반납하고 정산 내역을 보니, 그날 하루에만 같은 구간을 몇 번이나 오간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렌터카를 빌릴 때는 렌트비만 볼 게 아니라 통행료까지 같이 봐야 한다는 걸 그날 확실히 알았습니다.

norway oslo floating sauna

그래서 다른 날에는 혼자 기차를 타봤습니다

자동차로 한 번 다녀온 뒤, 다른 날에는 혼자 기차로 오슬로 시내에 가봤습니다. Oslo Airport Gardermoen 역에서 Oslo S, 즉 오슬로 중앙역까지는 기차로 바로 연결됩니다.

공항에는 두 가지 기차가 있어서 처음엔 헷갈렸습니다. 빠르고 배차가 촘촘하다고 알려진 Flytoget 공항철도와, 저렴한 대신 몇 분 더 걸리는 Vy 지역열차입니다. 저는 처음엔 제가 Flytoget을 탔다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그날 산 티켓을 다시 확인해보니 노선번호가 RE11, R12로 찍혀 있었습니다. Flytoget이 아니라 Vy였던 겁니다.

가격은 편도 134 NOK였습니다. Vy 공식 안내로도 가르데르모엔에서 Oslo S까지는 약 23분이 걸리고, Flytoget보다 3~4분 정도 더 걸리는 대신 가격은 절반 수준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타보니 그렇게 비싸지도 않았고, 속도도 딱히 아쉽지 않았습니다. 관광정보 사이트에서는 흔히 ‘빠른 Flytoget을 타라’고 안내하지만, 저는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굳이 비싼 표를 살 필요는 없다고 권하고 싶습니다.

Oslo S에 내려서

기차에서 내려 오슬로 시내를 혼자 돌아다녔습니다. 첫 느낌은 확실히 유럽스러운 분위기였지만, 낯설기도 했습니다. 목적지 중 하나는 유명한 커피 매장인 Fuglen이었습니다. 커피를 마시고, 선물할 원두도 샀습니다. 여행지마다 키체인을 사서 모으는 편이라, 오슬로 관련 키체인도 몇 개 골랐습니다.

vy ticket machine

돌아올 때 헤맨 이야기

문제는 돌아오는 기차였습니다. 갈 때는 구글맵과 검색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 올 때는 출발하는 기차의 플랫폼과 시간을 잘못 이해해서 오슬로 중앙역에서 거의 한 시간을 헤맸습니다. 역 안 전광판에 출발 정보가 잘 나와 있는데도, 처음 이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걸 제대로 읽는 데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오슬로 중앙역을 처음 이용하신다면, 전광판에서 실제 플랫폼과 출발 시각을 다시 한번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자동차 탄 날과 기차 탄 날, 심리적으로 달랐던 점

드미트리우스와 차로 갔던 날은 계속 차를 신경 써야 했습니다. 어디에 세웠는지, 주차 시간이 괜찮은지, 통행료가 얼마나 나올지. 반면 기차로 혼자 갔던 날은 그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Oslo S에서 내려서 그냥 걸으면 됐습니다. 커피를 마시고 기념품을 사는 동안에도 운전 걱정이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무조건 Vy가 답일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해외에 처음 도착한 날,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있고, 비행기를 오래 타서 지쳐 있고, 언어와 교통시스템이 익숙하지 않다면, 몇 천 원 아끼는 것보다 그냥 가장 이해하기 쉬운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Flytoget은 상당히 편한 선택입니다.

반대로 저처럼 어느 정도 현지생활에 익숙해진 상황이고, 가르데르모엔과 Oslo S 사이를 단순히 이동한다면 Vy도 충분히 좋은 선택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을 ‘무엇이 더 좋다’가 아니라 ‘누구에게 무엇이 더 맞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다시 간다면 이렇게 하겠습니다

오슬로 시내 여행만 한다면 저는 기차를 탑니다. 정확히는 가르데르모엔에서 Oslo S까지 기차를 타고 들어간 뒤, 오슬로에서는 걷거나 트램·지하철을 이용할 것 같습니다. 자동차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오슬로 외곽까지 갈 때, 여러 도시나 자연 관광지를 함께 갈 때, 숙소를 옮길 때, 짐이 많을 때, 시간표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을 때는 렌터카를 선택하겠습니다. 자동차의 진짜 장점은 오슬로 시내가 아니라 그 밖에서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직접 이용해본 결론

구분기차 (Vy)자동차
속도 예측매우 좋음교통상황 영향받음
Oslo S 접근매우 편리주차 필요
적으면 편함많으면 매우 편함
주차 걱정없음있음
통행료없음발생 가능
자유도보통매우 높음
오슬로 시내 관광추천굳이 필요 없음
외곽 여행제한적추천

특히 가르데르모엔에서 Oslo S까지 Vy는 약 23분이기 때문에 ‘공항에서 시내까지 멀다’는 느낌에 비해 실제 대중교통 접근성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결국 제 기준은 이렇습니다.

오슬로만 간다 → 기차

오슬로를 넘어간다 → 자동차

직접 둘 다 이용해보고 나서야 이 기준이 생겼습니다.

norway oslo keychain

여행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

노르웨이 여행을 준비하면서 저는 많은 것을 미리 찾아봤습니다. 날씨도 보고, 렌터카도 알아보고, eSIM도 준비하고, 짐도 정말 많이 챙겼습니다. 그런데 현지에서 생활하다 보니 인터넷으로 미리 읽는 것과 실제로 해보는 것은 조금씩 달랐습니다. 가르데르모엔에서 오슬로까지 가는 것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한국에서 생각할 때는 ‘차가 있는데 굳이 기차를 왜 타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도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용해보니 오슬로는 오히려 기차가 편했습니다. 반대로 노르웨이의 작은 마을이나 호수, 마트, 숙소, 주변 자연을 돌아다닐 때는 렌터카가 없었다면 상당히 불편했을 겁니다.

여행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내 일정에 맞는 교통수단이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혹시 가르데르모엔에서 오슬로 시내로 들어가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면, 무조건 공항철도가 좋다거나 무조건 렌터카가 좋다는 글보다, ‘오늘 내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부터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오슬로 거리를 하루 편하게 걸어보고 싶은 날이라면, 저라면 차 키를 숙소에 두고 나갈 것 같습니다.

자동차의 진짜 장점은 오슬로 시내가 아니라 그 밖에서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숙소 근처 호수까지 두 발로 걸어서 다녀왔던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이어가겠습니다. 차로는 몰랐을 숲의 밀도와 고요함을, 걸었기 때문에 만날 수 있었습니다.

norway fuglen coffee oslo

— Captain Phil

CaptainPhil
함께 보면 좋은 글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error: © CaptainPhil Note. 콘텐츠의 무단 복제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광고 차단 알림

광고 클릭 제한을 초과하여 광고가 차단되었습니다.

단시간에 반복적인 광고 클릭은 시스템에 의해 감지되며, IP가 수집되어 사이트 관리자가 확인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