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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Airbnb 장기숙박 후기|9일 만에 숙소를 떠난 이유

노르웨이 한 달 체류를 위해 예약한 첫 Airbnb 객실 내부

2026년 4월 21일 아침, 나는 캐리어를 차에 실었다.

원래 이 숙소는 4월 12일부터 5월 12일까지 한 달을 머물기 위해 예약한 곳이었다. 노르웨이에서 S-92 교육을 받는 동안 숙박비를 조금이라도 아껴보자는 생각으로 고른 Airbnb였다.

그런데 9일 만에 나왔다.

숙소를 나선 뒤 향한 곳은 Best Western Leto Arena. 5월 12일 귀국할 때까지 남은 기간을 호텔에서 보내기로 했다. 추가 비용은 분명 부담이었다. 그래도 호텔 방 문을 닫고 혼자 앉아 있던 첫날, 가장 먼저 든 감정은 후회가 아니라 안도감이었다.

“이제는 쉬어도 되는구나.”

돌이켜보면 당시 내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비싼 노르웨이 물가도, 낯선 운전도 아니었다. 하루 종일 새로운 헬기를 배우느라 머리를 쥐어짜고 돌아온 뒤, 숙소에서조차 다음에는 어떤 행동을 하면 또 문제가 될지를 계속 생각해야 했다는 것이었다.

한 달을 버티려고 고른 숙소

이 숙소를 예약한 이유는 단순했다. 오슬로 공항과 CAE Oslo에서 크게 멀지 않았고, 한 달 장기숙박을 호텔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출국 전 호스트와 주고받은 메시지도 처음에는 평범했다. 도착시간과 조기 체크인, 세탁 가능 횟수, 출입문 이용 방법 등을 확인했다. 나는 S-92 교육을 받기 위해 장기간 머문다는 것도 미리 설명했다.

잘 지내보자고, 한국에서 가지고 온 작은 기념품도 선물로 줬다.

레바논에서 UN 임무를 1년 4개월을 수행했었고,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을 만났었다.

미국 텍사스와 알라배마에서도 2년 가까이 FMS(Foreign Military Student)로서 교육을 받으며 생활을 했었다. 그 만큼 외국의 낯선 문화에 대해 자신이 나름 있었다.

처음 입실했을 때만 해도 한 달 동안 이곳에서 공부하고 생활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Early Check-in 때문에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고 얘기하길래 처음으로 노르웨이 크로네를 출금했었다. 수수료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하지만 실제로 함께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조금씩 달라졌다.

문제는 규칙 하나가 아니었다

공용공간을 사용하는 숙소인 만큼 생활규칙이 있는 것 자체는 이상하지 않았다. 조용히 해야 하는 시간, 욕실 사용 뒤 정리, 개인 물품 보관, 창문이나 공용공간 사용에 관한 안내가 있을 수 있다.

나 역시 해외에서 다른 사람의 집에 머무는 만큼 최대한 규칙을 지키려고 했다.

문제는 어느 순간부터 화장실, 소음, 조리, 생활시간과 관련한 지적이 반복되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화장실 사용 뒤 청소와 물 내림 문제를 두고 서로의 인식이 달랐고, 이후에는 단순한 생활규칙을 넘어 메시지의 어조와 태도에 대한 갈등까지 이어졌다.

호스트는 내가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느꼈고, 나는 이미 청소하고 조심하고 있는데도 계속 의심받고 지적받는다고 느꼈다.

누가 모든 장면에서 완전히 옳았는지를 이 글에서 판정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 시점부터 숙소가 더 이상 나에게 ‘쉬는 곳’으로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생활방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갈등을 키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바뀌면 된다고 생각했다.

숙소에서 소음을 줄이기 위해 미리 준비해 냉장고에 보관한 음식



아침 7시 전에는 최대한 방에서 움직이지 않으려고 했고, 아침에 주방을 사용하는 것이 문제가 될까 봐 전날 미리 음식을 준비하기도 했다. 어떤 날은 아침을 먹지 않았다. 소리가 날까 봐 작은 행동 하나에도 신경을 썼고, 화장실을 사용한 뒤에는 이전보다 더 확인하고 정리했다.

밤에는 물을 끓이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 실제로 달걀을 준비하면서 난 소리가 문제로 지적된 적도 있었다. 내 방은 그 목조주택의 2층에 있었고, 그 구조는 소음이 날 수 밖에 없는 곳이었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도 Ninja Walk로 살금살금 다녀야만 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참 이상한 장면이다.

나는 비행교육을 받으러 노르웨이에 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교육이 끝난 뒤 다음 날 수업 준비보다 숙소에서 어떻게 하면 아무 소리도 내지 않을지를 더 고민하고 있었다.

교육보다 숙소가 더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당시 CAE Oslo에서 받던 S-92 교육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낮에는 교관과 계속 붙어서 시스템을 배우고 질문에 답해야 했다. 수업이 끝나면 숙소로 돌아가 계통도를 다시 보고 다음 날 교육을 준비했다. 머리가 쉴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 편하지 않았다.

“오늘은 또 무슨 이야기를 듣게 될까.”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돈을 조금 아끼겠다는 이유로 선택한 숙소였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교육 집중력과 휴식을 잃고 있었다. 그때의 나는 숙박비 몇 푼을 아끼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내 컨디션과 마음의 여유를 비용으로 지불하고 있었다.

혹시 내가 노르웨이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걸까

그래도 쉽게 숙소를 옮기지는 못했다.

처음에는 문화 차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한국에서 익숙했던 생활방식과 노르웨이의 공유숙박 문화가 다른 것일 수도 있다고 봤다. 그래서 CAE Oslo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조심스럽게 상황을 설명하고 물어봤다.

교관에게도 이야기했고, 현지 교육 진행을 도와주던 Wenche에게도 물었다.

내가 경험한 상황이 이 지역에서 흔한 방식인지, 내가 지나치게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돌아온 반응은 예상보다 단호했다.

더 이상 그곳에서 버티지 말고 나오라는 것이었다.

그 말을 여러 번 듣고도 나는 바로 결정하지 못했다. 이미 숙박비를 지불했고, 호텔로 옮기면 추가 비용이 생긴다는 생각이 계속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계산이 달라졌다.

돈보다 교육이 중요했고, 교육보다 내 상태를 지키는 것이 먼저였다.

숙소를 옮기기로 결정한 뒤 방 안에 정리해 둔 여행가방

결국 4월 21일, 호텔을 예약했다

나는 남은 기간을 보낼 숙소로 Best Western Leto Arena를 예약했다.

4월 21일부터 5월 12일까지.

원래 Airbnb에서 보내려고 했던 한 달 중 9일을 보내고, 나머지 기간을 호텔로 옮기기로 한 것이다.

숙소를 떠나는 과정에서도 메시지는 계속 이어졌다. 체크아웃 여부와 숙소 이용규칙, 서로가 기억하는 상황을 두고 다시 의견이 엇갈렸다. 나는 더 이상 직접적인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다는 뜻을 여러 차례 전달했고, 이후 문제는 Airbnb의 메시지와 기록을 통해 처리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짐을 옮기는 과정에서는 문이 세게 닫히는 일이 있었고, 이후 현관 부근에서 떨어진 부품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다. 나는 당시 그 장면까지 겹치면서 더 이상 이곳에서 마음 편히 머물 수 없다고 확신했다.

이 부분 역시 상대방의 의도까지 내가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그날 내가 느낀 긴장감과 압박감은 분명했다.

장기숙박을 위해 이동한 Best Western Leto Arena 호텔 건물 외관

호텔 방에서 되찾은 평온

호텔로 옮긴 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대단한 서비스가 아니었다.

그냥 내 방에서 내가 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숙소를 옮긴 뒤 처음으로 마음이 놓였던 호텔 객실.



교육을 마치고 돌아와 샤워를 하고, 다음 날 공부를 하고, 필요하면 간단한 음식을 먹고, 잠을 잘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또 지적받을까 계속 휴대폰을 확인하지 않아도 됐다.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필요했던 것은 좋은 전망이나 넓은 객실이 아니었다.

교육이 끝난 뒤 긴장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추가 숙박비는 들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비용이 아깝지 않았다. 오히려 더 일찍 옮기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숙소를 옮긴 뒤 아침을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크게 느껴졌다.

돌이켜보면 나도 완벽한 게스트는 아니었다

이 글을 호스트를 비난하기 위한 기록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

나 역시 완벽한 게스트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유주택에서의 소음에 더 세심했어야 했던 순간이 있었을 수 있고, 서로 다른 생활방식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내 표현이 상대방에게 날카롭게 전달된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나는 지적을 받은 뒤 사과했고, 생활방식을 바꾸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숙소에 머무는 동안 지속적으로 긴장하게 되고 다음 날 해야 할 중요한 일에까지 영향을 준다면 ‘끝까지 버티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었다.

장기숙박에서는 싸움을 이기는 것보다 내 생활과 목적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해외 장기숙박 전에 꼭 확인할 7가지

1. ‘개인실’과 ‘독립된 숙소’는 전혀 다릅니다.

방 하나만 단독으로 사용하는지, 주방·욕실·거실을 호스트와 공유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단기여행에서는 괜찮은 조건도 한 달 생활에서는 큰 차이가 됩니다.

2. House Rules는 예약 전에 끝까지 읽어야 합니다.

정숙시간, 주방 이용시간, 세탁 횟수, 욕실 사용방법처럼 생활을 제한할 수 있는 조건이 얼마나 구체적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장기숙박 취소·환불 조건을 먼저 봐야 합니다.

당시 내 예약에서도 장기숙박 환불정책과 문제 발생 시 신고 시점이 중요한 쟁점이 됐습니다. 장기간 예약할수록 ‘문제가 생겼을 때 얼마를 돌려받을 수 있는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4. 후기에서는 시설보다 호스트의 소통방식을 봅니다.

깨끗하다, 위치가 좋다는 평가만 볼 것이 아니라 호스트가 게스트와 어떻게 소통하는지 보여주는 표현을 함께 살펴보는 편이 좋습니다.

5. 업무·교육 목적이라면 휴식 비용을 아끼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숙박비를 조금 줄였는데 집중력과 컨디션을 잃는다면 오히려 가장 비싼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6. 중요한 대화는 플랫폼 안에 남겨두세요.

생활규칙, 문제 제기, 대응 내용을 메시지로 남기고 필요한 사진도 기록해두면 나중에 상황을 정리할 때 도움이 됩니다.

7. 장기체류에는 ‘탈출 예산’도 필요합니다.

숙소가 맞지 않을 가능성을 생각해 일정 금액을 비상 숙박비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저에게는 결국 그 돈이 교육을 지키는 비용이 됐습니다.

가장 비싼 선택은 계속 버티는 것이었다

노르웨이에서 한 달을 지내면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외식비도 비쌌고, 숙박비도 비쌌고, 렌터카와 생활비도 계속 나갔다.

그래서 첫 숙소에서도 조금만 더 참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때 가장 비싼 선택은 호텔로 옮긴 것이 아니었다.

이미 나와 맞지 않는 곳에서, 지불한 돈이 아깝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버티려고 했던 것이었다.

호텔로 옮긴 뒤 나는 다시 교육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노르웨이에 대한 인상도 숙소 한 곳의 경험과 분리해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여행이든 장기체류든 숙소는 단순히 잠만 자는 장소가 아니다.

특히 중요한 일을 위해 낯선 곳에 머문다면, 하루가 끝났을 때 긴장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때 나는 9일 만에 숙소를 나왔다.

지금 다시 같은 상황이 온다면, 아마 더 빨리 나올 것이다.

한 달 예약 후 숙소를 옮긴 뒤 Airbnb에서 970,872원을 환불받았습니다. 숙소명·지역과 호스트명은 비공개 처리했습니다.

결국 에어비앤비 호스트는 금액을 반환해주지 않았고, 한국 및 노르웨이 고객센터에 당시의 대화 녹음 파일과 수업 중 지속적으로 괴롭혔던 문자를 근거로 제출하여, 사용하지 않은 숙박에 대한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제발 다시는 이러한 일이 그 누구에게도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Make each second count.

— CaptainPhil

CaptainPh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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