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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 하루 여행코스|한 달 살아본 내가 직접 걸어본 오슬로

오슬로 하루 여행코스 중 직접 걸어본 도심 중심가 풍경
오슬로 중심부는 주요 명소가 도보로 이어져 있어 하루 여행에 잘 맞았다.

노르웨이에 한 달 있었지만, 오슬로는 매일 가지 않았다

노르웨이에서 한 달을 지냈다. 그렇다고 매일 오슬로 시내를 돌아다닌 것은 아니다.

이번 노르웨이행의 목적은 여행이 아니라 S-92 교육이었다. 평일에는 교육장에 가야 했고 생활권도 오슬로 중심부가 아니라 가르데르모엔 쪽이었다. 30일 동안 렌터카 Volkswagen ID.3도 가지고 있었지만, 막상 오슬로 시내를 혼자 둘러보러 갈 때는 차를 두고 기차를 이용했다.

직접 자동차와 기차를 모두 이용해보니 이유가 분명했다. 오슬로 중심부는 주요 장소가 걸어서 이어졌고, 낯선 도심에서 주차할 곳과 주차요금, 통행료를 신경 쓰는 것보다 Oslo S에 내려 천천히 걷는 편이 훨씬 편했다.

그래서 이 글은 관광책에서 짜준 ‘명소 TOP 10’이 아니다. 노르웨이에서 한 달 생활하면서 실제로 오슬로에 들어가 걷고, 사진을 찍고, 쉬어가며 둘러본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하루 코스다.

오슬로 도심의 붉은 벽돌 건물과 야외 테라스
유명 명소가 아니어도 걷다가 만난 붉은 벽돌 건물과 테라스가 오슬로의 분위기를 잘 보여줬다.

오슬로 하루 코스, 나는 이렇게 걸었다

내가 다시 하루를 보낸다면 동선을 복잡하게 만들지 않을 것 같다.

Gardermoen → Oslo S → 오슬로 오페라하우스 → 워터프런트 → 도심 거리 → Karl Johans gate → 오슬로 시청 → Aker Brygge·항구 → Oslo S

박물관을 여러 개 넣고 시간표에 맞춰 뛰어다니는 코스가 아니다. 오슬로라는 도시를 걸어서 느껴보는 하루에 가깝다.

1. Oslo S에 내리면 일단 걸어보자

기차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면 처음부터 버스나 트램을 찾을 필요는 없었다. 오슬로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걸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유럽의 수도라고 하면 굉장히 큰 도시를 상상하게 되지만, 내가 직접 걸어본 오슬로 중심부는 주요 장소들이 비교적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었다. 처음 방문한다면 지도에 관광지를 열 군데 찍어놓기보다 방향 하나를 정하고 걷는 것도 괜찮다.

내가 추천하는 첫 방향은 바다 쪽, 오페라하우스다.

2. 첫 번째 목적지는 오슬로 오페라하우스

오슬로 하루 여행 중 방문한 오슬로 오페라하우스 외관
Oslo S에서 걸어 도착한 오슬로 오페라하우스. 건물 자체와 워터프런트가 함께 기억에 남았다.

오슬로를 처음 간다면 오페라하우스는 한번 가볼 만하다. 내가 재미있게 느꼈던 것은 건물을 멀리서 보는 것보다 사람들이 건물 위를 자연스럽게 걸어 다닌다는 점이었다.

일반적인 공연장과 느낌이 다르다. 건물 자체가 도시와 바다를 연결하는 하나의 공간처럼 느껴졌다. 공연을 보지 않더라도 외부와 주변 워터프런트를 둘러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3. 오페라하우스에서부터는 목적지보다 걷는 것이 여행이었다

오페라하우스를 보고 다시 시내로 들어왔다. 여기서부터는 꼭 무엇을 봐야 한다고 정하지 않았다.

벽돌 건물도 보고, 카페도 지나고, 오래된 건물과 현대적인 건물이 섞여 있는 거리도 걸었다. 공사 중인 건물 외벽에는 커다란 그림들이 걸려 있었고, 항구 근처에는 예상하지 못한 조형물도 있었다.

이런 장면은 관광지 목록만 보고 움직이면 놓치기 쉽다. 그냥 걸어야 만난다.

오슬로 도심 골목과 오래된 건물 사이를 걷는 거리 풍경
관광지 사이를 이동하는 길에서도 오슬로의 오래된 건축과 일상적인 거리 풍경을 만날 수 있었다.

4. Karl Johans gate는 일부러라도 한번 걸어볼 만하다

오슬로에서 ‘도심에 왔다’는 느낌이 강했던 곳 중 하나가 Karl Johans gate였다. 사람도 많고 상점도 많다.

한 달 동안 조용한 가르데르모엔 주변을 주로 봤기 때문에 오슬로 중심으로 들어왔을 때의 분위기는 꽤 달랐다. 여기서는 굳이 무엇을 하지 않아도 된다. 천천히 걸으면서 건물을 보고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괜찮았다.

도심을 가로지르며 걷다 보면 오슬로가 관광지만 모아놓은 공간이 아니라 실제 사람들이 생활하는 수도라는 느낌이 든다.

5. 차가 있었는데도 오슬로에서는 기차와 도보가 좋았다

나는 노르웨이에서 Volkswagen ID.3를 30일 동안 렌트했다. 그런데 오슬로 시내를 혼자 둘러보러 간 날에는 가르데르모엔에서 기차를 타고 들어와 걸었다.

자동차로 오슬로에 들어가 본 날도 있었다. 당시에는 도로변 유료주차와 낯선 주차 앱을 신경 써야 했고, 돌아오는 길에는 길을 잘못 들어 통행료 구간을 여러 번 지나기도 했다. 반면 기차로 간 날은 Oslo S에서 내려 그냥 걸으면 됐다.

실제 내가 이용한 것은 Flytoget이 아니라 Vy 지역열차였다. 당시 티켓을 다시 확인해보니 RE11·R12였고 편도 134 NOK였다. ‘차가 있는데 굳이 기차를 왜 타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슬로 시내만 둘러보는 날에는 오히려 차를 두고 가는 편이 마음이 편했다.

관련 글: 가르데르모엔에서 오슬로 시내, 기차와 자동차 둘 다 이용해보니

6. 시청을 지나 다시 바다 쪽으로

도심을 걷다 보면 다시 바다와 가까워진다. 이쯤부터 내가 좋아했던 오슬로의 모습이 나타났다.

도시인데 바다가 보이고, 큰 건물 바로 옆에 배가 있고, 조금 전까지 상점이 가득한 거리를 걷다가 어느 순간 항구를 걷게 된다. 오슬로의 하루 여행이 좋았던 이유다.

오슬로 워터프런트의 건물과 야외 카페 풍경
도심에서 바다 쪽으로 내려오면 카페와 산책 공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7. Aker Brygge에서는 아무것도 안 해도 좋았다

Aker Brygge 쪽으로 가면 분위기가 또 달라진다. 레스토랑과 카페가 있고 사람들이 바다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낸다.

나는 노르웨이에서 내 돈을 내고 식당에서 외식하지 않았다. S-92 교육 중 네 번 정도 밖에서 식사를 했지만 모두 교관이 사준 식사였다. 그래서 오슬로에서도 굳이 비싼 식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걸었다. 그리고 사진을 찍었다. 오히려 그래서 좋았다.

오슬로 Aker Brygge 인근 항구의 보트와 워터프런트
오슬로에서 좋았던 시간 중 하나는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항구를 따라 천천히 걷는 일이었다.

8. 유명 관광지보다 기억에 남은 구명환

항구에서 찍은 구명환 사진이 있다. TRYG라고 적힌 빨간색과 흰색 구명환, 그리고 뒤로 보이는 물과 배.

유명 관광지를 찍은 사진도 아닌데 나는 이런 사진이 좋다. 한 달 동안 노르웨이에서 생활하면서 관광지를 ‘인증’하기보다 그날 내가 본 장면을 기록하는 일이 더 재미있어졌기 때문이다.

오슬로 항구의 빨간색 흰색 구명환과 바다 풍경
유명 관광지는 아니지만 오슬로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 여행은 이런 평범한 장면으로도 기억된다.

9. Hop-on Hop-off 버스는 타지 않고 사진만 찍었다

길을 걷다 보면 노란색과 빨간색 관광버스가 눈에 띈다. 나도 사진을 찍었지만 타지는 않았다.

오슬로에 하루밖에 없고 이동을 최소화하면서 여러 곳을 빠르게 보고 싶다면 관광버스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내 경우에는 노르웨이에 한 달 있었고, 그날 하루를 빨리 소비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버스보다 걷는 쪽을 택했다.

오슬로 시내의 Hop-on Hop-off 관광버스
오슬로 시내에서 만난 관광버스. 나는 타지 않고 그날 대부분의 시간을 걸어서 보냈다.
오슬로 Hop-on Hop-off 관광코스 안내 지도
관광버스 정류장에 있던 오슬로 시내 관광지도. 하루 동선을 한눈에 보기에는 유용했다.

관광목적 상 시간적 여유가 있으시다면, 한번쯤 이용해보시길 추천드린다.

10. 오슬로 하루 여행에 돈을 많이 써야 할까?

오슬로는 물가가 비싸다. 하지만 하루 여행 자체가 반드시 비싸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내 방식처럼 기차를 타고 들어와 오페라하우스를 보고, 도심을 걷고, Karl Johans gate를 지나 항구까지 걷는다면 입장료를 많이 쓰지 않고도 하루를 보낼 수 있다. 결국 비용을 크게 좌우하는 것은 가르데르모엔과 오슬로 사이 이동비, 식사와 카페, 그리고 유료 박물관이나 관광지를 얼마나 넣느냐다.

노르웨이 한 달 생활비를 따로 정리한 글에서는 항공권, 숙박, 렌터카, 식비, 교통과 쇼핑까지 실제 지출을 묶어 정리했다. 오슬로 하루 여행 예산을 잡을 때도 함께 보면 전체 비용 감각을 잡기 좋다.

오슬로 시내 공사장 외벽의 대형 스트리트 아트
공사 중인 건물 외벽도 거대한 그림으로 채워져 있었다. 걷다가 우연히 만난 장면이다.

11. 내가 다시 오슬로에서 하루를 보낸다면

아마 비슷하게 할 것 같다.

아침에 기차를 타고 Oslo S로 간다. 오페라하우스부터 천천히 걷는다. 도심으로 들어와 오래된 건물을 보고 Karl Johans gate를 걷는다. 커피 한 잔 정도 마신다. 시청을 지나 항구로 내려간다. Aker Brygge에서 바다를 보고 다시 걷는다. 시간이 남으면 그때 박물관 하나를 고를 것 같다.

처음부터 시간표를 빽빽하게 채우지는 않을 것이다.

노르웨이에서 한 달을 살아보면서 느낀 것은 여행도 생활처럼 조금 비워둬야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었다.

오슬로 워터프런트 바닷가의 대형 야외 조형물
도시와 바다, 건축과 야외 예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오슬로 워터프런트.

관광객으로 간 오슬로와 한 달 살며 본 오슬로는 조금 달랐다

한국에서 노르웨이를 준비할 때 오슬로는 내게 ‘노르웨이의 수도’였다. 사진으로 보던 관광지였다.

그런데 한 달 동안 근처에서 생활하고 몇 번 기차를 타고 들어가 걷다 보니 조금 달라졌다.

기차에서 내려 걷던 거리, 공사장 외벽의 그림, 항구의 구명환, 카페 앞에 앉아 있던 사람들,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 바다와 배. 그런 평범한 장면들이 더 많이 남았다.

그래서 누군가 내게 오슬로 하루 여행코스를 묻는다면 관광지를 열 군데 추천하기보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편한 신발을 신고 가세요. 그리고 조금 걸어보세요.

오슬로는 걸어봐야 보이는 도시였습니다.

Make each second count.

— CaptainPhil

CaptainPh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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