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여행 기념품, 나는 초콜릿을 30개 사왔다|키체인·Fuglen 커피·선물 후기
귀국할 때 캐리어에 남은 자리는 결국 ‘기념품 자리’가 됐다
노르웨이에서 한 달 가까이 지내고 한국으로 돌아갈 때였다.
나는 당연히 짐이 조금은 줄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음식도 꽤 먹었고, 한 달 동안 생활하면서 소모한 물건도 있었으니 귀국할 때 캐리어는 조금 가벼워지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귀국을 앞두고 짐을 싸보니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캐리어가 생각보다 무거웠다.
이유는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오슬로에서 하나둘 사 모은 기념품들이었다.
여행지마다 하나씩 모으는 키체인, 오슬로에서 직접 사온 Fuglen 커피 원두, 그리고 가족과 지인, 직장 동료들에게 나눠주려고 산 초콜릿 30개.
초콜릿 하나는 별로 무겁지 않다.
그런데 30개가 모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결국 귀국 전 다시 핸드 스케일을 꺼냈다.
캐리어 손잡이에 걸어 무게를 재고, 다시 열어서 물건을 옮겨 담고, 또 재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수하물 무게를 맞추느라 작은 씨름을 해야 했다.
그래도 지금 다시 생각하면 꽤 재미있는 기억이다.
과하긴 했다. 그런데 임팩트는 확실했다.

오슬로 기념품샵에서 처음 든 생각
오슬로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기념품샵에도 들어가 봤다.
여행지의 기념품샵은 어디나 비슷하면서도 그 나라만의 특징이 있다.
노르웨이에서는 역시 트롤(Troll) 관련 상품이 눈에 띄었다.
인형부터 장식품, 자석, 컵까지 매장 안에 이런저런 트롤들이 상당히 많았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정작 나는 별로 눈이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날은 꽃가루인지 먼지인지 공기 중에 떠다니는 것도 꽤 많았고, 눈도 조금 불편했다. 매장 안을 둘러봤지만 트롤 인형을 보면서도 딱히 사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노르웨이를 상징하는 기념품이라는 건 알겠는데, 내 취향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화려한 기념품보다 오히려 작고 단순한 물건이 더 눈에 들어왔다.
결국 내가 고른 것은 키체인이었다.

첫 번째 기념품, 여행지마다 하나씩 사는 키체인
나는 여행을 가면 키체인을 하나씩 사는 편이다.
아주 비싼 것도 아니고, 부피가 크지도 않다.
캐리어 공간을 거의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여행이 끝난 뒤 꽤 오랫동안 그 장소를 기억하게 해준다.
오슬로에서도 몇 개를 골랐다.
NORGE, NORWAY라고 적힌 키체인.
노르웨이 국기가 들어간 것.
그리고 오슬로를 상징하는 디자인이 들어간 것.
대단한 물건은 아니다.
그런데 나중에 책상이나 가방에서 우연히 이 작은 키체인을 보면, 사진 수백 장을 찾아볼 필요도 없이 그때의 기억이 바로 떠오른다.
어느 거리를 걸었는지, 날씨가 어땠는지, 그날 어디에 갔는지까지 연결된다.
그래서 내게 키체인은 단순한 관광상품보다는 여행을 표시해두는 작은 좌표에 가깝다.

파일명: norway-oslo-keychains.webp
두 번째는 Fuglen 커피, 오슬로의 시간을 가져오다
두 번째로 가져온 것은 커피였다.
오슬로의 Fuglen에서 원두를 세 봉지 샀다.
사실 커피 이야기는 이미 별도의 글에서 자세히 소개했다.
오슬로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결국 원두 세 봉지를 사서 한국까지 가져오게 된 이야기다.
오슬로 Fuglen 커피와 실제 가격 이야기는 아래 글에 정리해두었다.
기념품으로서 커피가 좋았던 이유는 단순했다.
그곳에서 직접 먹고 마셔본 것을 가져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Fuglen에 직접 들어가 커피를 마셨고, 그 공간을 경험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원두를 다시 꺼냈을 때는 단순히 커피 한 봉지를 보는 느낌이 아니었다.
오슬로에서 앉아 있던 자리와 그날의 분위기가 같이 떠올랐다.
이런 것이 내가 생각하는 좋은 여행 기념품이다.
관광지 이름이 크게 적힌 물건도 좋지만, 내가 그곳에서 실제로 경험했던 것을 다시 꺼내볼 수 있는 것.
Fuglen 커피는 그런 기념품이었다.

그런데 가장 많이 산 것은 초콜릿이었다
이번에 노르웨이에서 사온 것 중 압도적으로 수량이 많았던 것은 따로 있었다.
초콜릿이다.
그것도 몇 개가 아니다.
30개.
처음부터 30개를 사야겠다고 마음먹고 마트에 간 것은 아니었다.
가족들에게 하나씩 주려고 했다.
그러다가 가까운 지인들도 생각났다.
한 달 만에 직장으로 돌아가면 동료들에게도 작은 것 하나 정도는 나눠주고 싶었다.
한 명을 떠올리고, 또 한 명을 떠올리고, 직장 사람들을 생각하다 보니 숫자가 계속 늘었다.
결국 30개가 됐다.
계산하기 전에도 잠깐 생각했다.
“이건 좀 많은 것 아닌가?”
맞다. 많았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내가 사온 기념품 중 가장 성공적이었다.
가족에게도, 지인에게도, 직장에서도 인기 만점이었다
한국에 돌아와 먼저 가족들에게 나눠줬다.
지인들에게도 하나씩 건넸다.
그리고 직장에도 가져갔다.
반응이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비싼 선물은 아니었다.
특별히 거창한 물건도 아니었다.
그런데 초콜릿 하나를 건네면서 한마디만 하면 됐다.
“노르웨이에서 사왔습니다.”
그 순간 평범한 초콜릿 하나에 이야기가 생겼다.
어디에서 샀는지, 노르웨이는 어땠는지, 한 달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자연스럽게 대화도 이어졌다.
특히 직장 동료들에게 나눠주기에는 꽤 좋은 선택이었다.
선물이 너무 비싸면 주는 사람도 부담스럽고 받는 사람도 부담스럽다.
반대로 작은 먹거리는 편하다.
먹으면 그만이고, 맛있으면 한 번 더 기억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반응까지 좋았다.
그래서 지금 다시 묻는다면, 초콜릿 30개는 과했는가?
그렇다. 조금 과했다.
하지만, 임팩트는 확실했다.
문제는 귀국할 때였다
물론 대가는 있었다.
무게.
노르웨이에 들어올 때보다 귀국할 때는 짐이 줄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한 달 동안 먹은 것도 많았고 소모한 물건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캐리어를 모두 닫고 들어보니 느낌부터 달랐다.
“이거 생각보다 무거운데?”
결국 한국에서 가져갔던 핸드 스케일을 다시 꺼냈다.
캐리어를 걸어서 무게를 재고, 조금 넘으면 다시 열었다.
커피를 옮기고, 초콜릿을 나누고, 다른 짐도 옮겼다.
그리고 다시 무게를 쟀다.
한두 번으로 끝나지도 않았다.
초콜릿 하나하나는 가볍지만 30개가 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무게였다.
커피 세 봉지도 있었다.
기념품들도 있었다.
그제야 알았다.
여행할 때 짐의 무게는 꼭 옷이나 장비 때문에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작은 물건도 모이면 충분히 무거워진다.
그래도 한국으로 가져온 뒤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모습을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그 정도 무게라면, 한 번쯤 감수할 만했다.
기념품을 사러 다닌 시간도 결국 여행이었다
기념품만 사려고 오슬로 시내를 돌아다닌 것은 아니었다.
오슬로 중앙역 주변을 걷고, 상점도 구경하고, 카페에도 들어갔다.
도시를 돌아다니다 자연스럽게 기념품이 하나둘 늘었다.
그래서 지금 돌아보면 내가 가져온 기념품들은 각각 다른 기억과 연결된다.
키체인은 오슬로 거리를 돌아다니던 기억.
Fuglen 커피는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던 시간.
초콜릿은 한국에 돌아와 주변 사람들과 여행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다.
물건은 작았지만 거기에 붙어 있는 기억은 꽤 컸다.

오슬로에서 산 것보다 오슬로에서 본 것이 더 많았다
오슬로에서는 사고 싶은 것보다 보고 싶은 것이 더 많았다.
노벨평화센터도 지나갔고, 항구 주변도 걸었다.
도심 한복판과 물가가 자연스럽게 연결된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특히 물가에서 본 모습들은 꽤 낯설었다.
사람들이 물 위의 사우나에서 나와 바로 차가운 물로 들어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 흔히 보던 풍경은 아니었다.
이런 장면들을 보다 보면 기념품이라는 말의 의미도 조금 달라진다.
꼭 돈을 주고 산 물건만 기념품은 아니다.
사진 한 장, 그때의 날씨, 거리에서 본 사람들, 커피 한 잔도 결국 여행이 남기는 기념품이다.


노르웨이 여행 기념품, 다시 간다면 무엇을 살까
다시 노르웨이에 간다면 나는 아마 비슷하게 살 것 같다.
키체인은 또 살 것이다.
여행지마다 하나씩 모으는 작은 습관을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
Fuglen 원두도 다시 살 가능성이 높다.
특히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줄 선물이라면 꽤 괜찮은 선택이다.
그리고 초콜릿.
아마 또 많이 살 것이다.
30개까지 살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가족과 지인, 직장 동료들에게 가볍게 나눠줄 선물을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나는 다시 초콜릿부터 볼 것 같다.
비싸지 않아 부담이 적고, 나눠주기 쉽고, 먹고 나면 짐으로 남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실제 반응이 좋았다.
기념품은 결국 물건보다 이야기였다
노르웨이에서 사온 키체인은 아직 남아 있다.
Fuglen 커피는 마시면서 사라졌다.
초콜릿 30개는 더 빨리 사라졌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가장 빨리 사라진 초콜릿이 가장 많은 사람에게 내 노르웨이 이야기를 전달했다는 점이다.
가족에게 하나. 지인에게 하나. 직장 동료에게 하나.
그리고 그때마다 말했다.
“노르웨이에서 사왔어요.”
좋은 기념품이 꼭 비싸거나 특별해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내가 다녀온 곳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고, 누군가에게 여행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건넬 수 있다면 충분하다.
그 기준에서 보면, 내가 사온 키체인과 커피 그리고 초콜릿 30개는 꽤 괜찮은 선택이었다.
비록 귀국 직전 캐리어 앞에서 핸드 스케일을 들고 몇 번이나 짐을 다시 싸야 했지만 말이다.
다음에 또 노르웨이에 간다면?
캐리어 한쪽은 조금 비워둘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핸드 스케일도 처음부터 손이 잘 닿는 곳에 넣어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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