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헬싱키를 거쳐 오슬로까지|핀에어 환승과 노르웨이 첫날
이번 글은 당시의 기억과 감정을 조금 더 생생하게 남기기 위해 독백에 가까운 문체로 기록했습니다. 중간중간 처음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한 실용 정보도 함께 담았습니다.
드디어 출국하는 날이었다.
그 전날 밤까지도 캐리어를 들었다 놨다 하며 무게와 전쟁을 치렀지만, 아침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확인했다.
캐리어 무게 이상 없음.
여권 확인.
항공권 확인.
휴대폰과 충전기 확인.
보조배터리 확인.
그리고 정말 출발.
한 달 동안 노르웨이에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그제야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시작부터 든든했던 아들의 공항 라이딩
다행히 인천공항까지는 아들 용규가 태워다 주기로 했다.
한 달짜리 짐이다 보니 캐리어가 하나같이 만만한 무게가 아니었다.
전날 네 시간 동안 그렇게 들었다 놨다 했던 짐인데, 공항에 도착해서까지 혼자 씨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물론 아들의 공항 라이딩이 완전히 무료였던 것은 아니다.
기름값 명목으로 용돈도 챙겨줬다.
서로 만족스러운 거래였다.
출국 전 걱정했던 것 중 하나가 인천공항 주차였다.
공항에 차가 많으면 출국장 가까운 곳에 주차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출발하기 전부터 인천공항 앱을 휴대전화에 설치하고 주차장 위치와 상황을 확인했다.
결과적으로 꽤 도움이 됐다.
공항에 도착해서 무작정 빈자리를 찾아 헤매는 대신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를 어느 정도 알고 움직이니 생각보다 수월했다.
현재도 인천공항 공식 홈페이지와 앱에서는 주차장 안내·주차요금·주차예약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처음 인천공항을 이용한다면 출발 전에 한 번 확인해두는 것을 권하고 싶다. (인천국제공항)
여행이라는 게 그런 것 같다.
막연히 걱정하면 큰일처럼 느껴지는데,
하나씩 미리 확인해두면 막상 현장에서는 별일이 아니다.
전날의 캐리어 전쟁이 빛을 발한 순간
체크인 카운터 앞에서 살짝 긴장했다.
집에서 분명히 여러 번 무게를 쟀는데도 공항 저울에 캐리어를 올리는 순간은 이상하게 긴장된다.
혹시 내가 잘못 쟀나?
혹시 마지막에 뭘 하나 더 넣었나?
그런데 문제없었다.
전날 땀범벅이 되도록 캐리어를 열었다 닫았다 한 보람이 있었다.
공항 한복판에서 캐리어를 벌려놓고 햇반 몇 개와 라면 몇 봉지를 옮겨 담는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 순간만큼은 전날 나를 괴롭혔던 휴대용 저울이 아주 고마웠다.
장기 해외여행이라면 휴대용 수하물 저울은 꽤 유용하다.
특히 돌아올 때 짐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여행이라면 더 그렇다.
출국 전 마지막 한식
짐을 부치고 나니 이제 조금 여유가 생겼다.
아들과 함께 인천공항에서 밥을 먹었다.
노르웨이에서 한 달을 보낼 예정이었으니 내 입장에서는 사실상 출국 전 마지막 제대로 된 한식, 일종의 최후의 만찬이었다.
공항이라 가격은 역시 조금 비쌌다.
하지만 맛은 좋았다.
그리고 이상하게 그런 날 먹는 밥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
앞으로 한동안 햇반과 라면, 김, 김치와 가까운 사이가 될 것을 생각하면 그 한 끼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밥을 먹고 아들과 인사를 나눈 뒤 드디어 혼자가 됐다.
이때부터였다.
‘아, 진짜 가는구나.’
해외여행 초보라면 보안검색에서 당황하지 말자
체크인을 마치면 보안검색을 통과해야 한다.
인천공항은 탑승수속과 필요한 세관 절차를 마친 뒤 가까운 출국장에서 보안검색을 받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혼잡하면 인근 출국장을 이용할 수도 있다. 필요한 경우 검색요원이 추가 검색을 실시할 수도 있다. (인천국제공항)
처음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 과정 자체가 조금 긴장될 수 있다.
하지만 미리 반입 제한물품만 확인해두면 크게 어려울 것은 없다.
그리고 요즘 특히 신경 써야 할 것이 있다.
보조배터리다.
꼭 확인해야 할 보조배터리 규정
이 부분은 내 여행 당시인 2026년 4월의 기억만으로 적으면 안 될 것 같아, 글을 쓰는 2026년 8월 현재 규정을 다시 확인했다.
한국 항공보안 안내에서도 보조배터리와 전자담배는 위탁수하물에 넣을 수 없는 대표적인 품목으로 안내되고 있다. 즉, 캐리어에 넣어 부쳐서는 안 되고 직접 기내에 가지고 들어가야 한다. (공항포털)
그리고 핀에어는 2026년 6월 24일부터 규정을 더 구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핀에어에서는 100Wh 이하 보조배터리를 최대 2개까지 기내수하물로 가지고 탈 수 있으며, 위탁수하물에는 넣을 수 없다. 또한 비행 중 보조배터리를 이용해 다른 기기를 충전하거나 항공기 전원으로 보조배터리 자체를 충전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 (Finnair)
보관 위치도 중요하다.
핀에어는 보조배터리를 머리 위 선반에 넣기보다는 좌
석 앞 주머니나 앞좌석 아래 가방처럼 눈에 보이고 바로 접근할 수 있는 곳에 둘 것을 안내한다. 배터리가 뜨거워지거나 부풀거나 냄새·연기가 발생하면 즉시 승무원에게 알려야 한다. (Finnair)
20000mAh 정도의 일반적인 보조배터리는 통상 100Wh 아래인 경우가 많지만, 중요한 것은 용량 표시가 기기에 명확하게 보여야 한다는 점이다. 핀에어도 용량을 확인할 수 없는 배터리는 보안검색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 (Finnair)
항공안전은 ‘나 하나쯤이야’가 통하지 않는 영역이다.
한 사람의 배터리 하나가 결국 같은 비행기에 타고 있는 모든 사람의 안전과 연결된다.
그래서 이건 여행 팁이라기보다 여행자가 지켜야 할 기본적인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규정은 항공사와 시기에 따라 바뀔 수 있으니 출국 직전에 이용 항공사의 최신 규정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면세점도 미리 사두면 공항에서 편하다
보안검색을 통과하고 나서는 간단한 선물을 찾았다.
하지만 공항에서 처음부터 매장을 돌아다니며 고른 것은 아니었다.
인터넷 면세점에서 미리 구매해두고 공항에서는 수령만 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처음 해외여행을 가는 분들에게 이 방법은 꽤 추천하고 싶다.
공항에 도착하면 생각보다 할 일이 많다.
체크인하고,
짐 부치고,
보안검색하고,
출국심사하고,
탑승구 찾고.
거기에 면세점까지 처음부터 돌아다니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살 것이 정해져 있다면 온라인으로 미리 주문해두고 출국 당일 수령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다만 면세점별 인도장 위치와 운영시간이 다를 수 있으
므로 반드시 주문한 면세점의 수령 장소를 확인해야 한다. 인천공항 공식 사이트에서도 터미널별 면세점 위치와 운영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
핀에어를 타기 전, 괜히 영어가 신경 쓰였다
이제 비행기를 탈 시간.
이번 여정은 핀에어였다.
내 일정은 이렇게 이어졌다.
2026년 4월 11일
인천 21:50 → 핀에어 AY42 → 헬싱키 05:30
그리고 약 1시간 40분 환승 후,
헬싱키 07:10 → 핀에어 AY911 → 오슬로 07:35
인천에서 헬싱키까지 약 13시간 40분.
다시 헬싱키에서 오슬로까지 약 1시간 25분.
긴 이동이었다.
영어를 그동안 적지 않게 사용해왔고 해외생활 경험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외국 항공사를 타면 약간의 긴장이
생긴다.
‘한국어가 전혀 안 통하면 귀찮겠는데.’
그런데 내가 탄 인천 출발편에는 한국어로 소통할 수 있는 승무원이 있었다.
그 순간 괜한 긴장이 조금 풀렸다.
영어 때문에 외국 항공사를 지나치게 걱정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것도 말해주고 싶다.
적어도 내가 이용했던 핀에어 인천 출발편에서는 한국어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사실 기내에서 승객이 해야 하는 의사소통은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다.
헬싱키에 도착하니 그제야 ‘외국’이었다
긴 비행 끝에 헬싱키에 도착했다.
새벽 5시 30분.
인천공항을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헬싱키 공항에 발을 내딛는 순간 느낌이 달라졌다.
아, 이제 진짜 한국 밖에 나왔구나.
미국도 가봤고,
레바논에서도 생활했고,
베트남도 다녀왔다.
해외라는 공간 자체가 처음은 아니었다.
그런데 노르웨이는 처음이었다.
처음 가는 나라는 늘 약간의 긴장을 준다.
언어보다도,
길보다도,
‘내가 예상하지 못한 게 무엇일까?’라는 긴장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 가지 위안이 있었다.
출국 전 정말 많이 찾아봤다는 것.
헬싱키에서 오슬로로
헬싱키 환승시간은 약 1시간 40분이었다.
너무 길지도, 그렇다고 느긋하게 공항 구경을 할 만큼 긴 시간도 아니었다.
다음 탑승구를 확인하고 이동하다 보니 금방 시간이 지나갔다.
그리고 AY911에 다시 탑승했다.
이번 비행은 짧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창밖으로 노르웨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오전 7시 35분.
드디어 오슬로 가르데르모엔 공항 도착.
한 달짜리 노르웨이 생활이 진짜로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렌터카는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이른 아침에 도착하다 보니 바로 렌터카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내 Hertz 픽업 예약시간은 오전 10시 30분이었다.
그래서 공항에서 잠시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이것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렌터카 역시 여행을 계획할 때 이미 예약해둔 상태였다.
내가 예약할 당시에는 가격을 가장 우선해서 비교했고, 가장 저렴한 현대 소형 전기차급으로 예약했다.
그런데 Hertz 카운터에서 차량을 받으러 갔더니 실제로 내어준 차는
Volkswagen ID.3.
별도의 할인을 해준 것은 아니었지만 차량이 업그레이드됐다.
미국에서 Enterprise 렌터카를 이용했을 때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는데, 예약해둔 급의 차량 상황에 따라 더 좋은 차를 받는 건 역시 기분 좋은 일이다.
특히 내가 예약할 당시 노르웨이에서는 전기차 렌터카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검색됐다.
환경친화적인 나라라는 이미지와 전기차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다.
문제는 하나였다.
나는 이제 처음 와본 노르웨이에서,
처음 타보는 Volkswagen 전기차를 몰고,
처음 가보는 Airbnb를 찾아가야 했다.
휴대전화 하나가 여행의 난이도를 완전히 바꿨다
렌터카를 받고 가장 먼저 한 것은 휴대전화 확인이었다.
한국에서 미리 구매해둔 NOMAD eSIM을 활성화했다.
데이터 연결 확인.
Google Maps 실행.
Airbnb 주소 입력.
출발.
예전 같으면 낯선 나라에서 지도를 펼치거나 내비게이션을 별도로 준비해야 했겠지만 지금은 휴대전화 하나가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
하지만 해외에서 휴대전화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데이터가 먼저다.
그래서 나는 eSIM도 출국 전에 미리 구입하고 설치방법까지 확인해두었다.
현지 공항에 도착한 뒤 처음부터 유심 판매점을 찾아다니고 싶지는 않았다.
장거리 여행에서는 이런 작은 준비가 피로도를 많이 줄여준다.
노르웨이에서 운전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한 것
나는 렌터카를 예약하면서 노르웨이의 교통법규도 미리 찾아봤다.
이건 정말 중요했다.
길이 낯선 것도 문제지만 그 나라에서 무엇을 위반하는지 모르는 것이 더 위험하다.
특히 노르웨이는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제재가 엄격한 편이다. 노르웨이 도로청 역시 교통규칙이 엄격하게 집
행되고 위반 처벌이 상당히 무겁다고 안내한다. (Statens vegvesen)
물가도 비싼데 과속 딱지까지 받고 싶지는 않았다.
그 돈이면 맛있는 걸 몇 번을 먹겠는가.
그래서 속도표지판을 꽤 의식적으로 확인하면서 운전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운전자들이 놓치기 쉬운 것이 차량 등화 사용이다.
노르웨이에서는 주간주행등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특히 터널에 진입할 때는 뒤쪽 등화까지 켜져 있는지 운전자가 확인해야 한다. (Statens vegvesen)
처음 렌터카를 받았다면 ‘AUTO’에 놓여 있으니 알아서 되겠지 생각하기보다 차량의 라이트 작동방식을 한 번 확인해두는 편이 안전하다.
또 한국처럼 EU/EEA 밖에서 발급된 운전면허의 경우 노르웨이에서는 일반적으로 단기체류 시 최대 3개월간 사용할 수 있지만, 면허 형식에 따라 국제운전면허증이나 번역이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 렌터카 여행을 계획한다면 출국 전 노르웨이 도로청의 최신 조건과 렌터카 업체의 요구서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Statens
vegvesen)
Google Maps를 따라 첫 숙소로
공항을 빠져나왔다.
핸들은 Volkswagen ID.3.
옆에는 Google Maps.
휴대전화에는 이제 막 연결된 노르웨이 데이터.
그리고 차 안에는 한 달을 버티기 위한 짐이 가득했다.
도로표지판은 낯설었지만 이미 공부했던 내용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왔다.
제한속도.
라운드어바웃.
우선도로.
보행자.
라이트.
처음에는 긴장해서 운전대도 평소보다 조금 더 꽉 잡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해졌다.
Google Maps가 알려주는 길을 차분하게 따라갔다.
그리고 마침내 Airbnb 도착.
차를 세우고 나니 갑자기 긴장이 풀렸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해서,
헬싱키를 거쳐,
오슬로에 도착하고,
렌터카를 받아,
낯선 노르웨이 도로를 직접 운전해,
마침내 첫 숙소까지.
일단 왔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여행에서 준비가 중요한 이유
이번 여행을 돌아보면 한 가지를 계속 느끼게 된다.
준비한다고 모든 문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비행기는 지연될 수도 있고,
렌터카 예약 차량이 바뀔 수도 있고,
날씨가 예상과 다를 수도 있고,
인터넷이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준비를 해두면 문제가 생겼을 때 당황하는 정도가 달라진다.
인천공항 주차를 확인해두었다.
캐리어 무게를 미리 쟀다.
면세품을 미리 주문했다.
환승시간을 확인했다.
렌터카를 예약했다.
eSIM을 설치했다.
Google Maps에 숙소 주소를 준비했다.
노르웨이 교통법규도 찾아봤다.
하나하나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작은 준비들이 모여서,
처음 가는 나라에서 공항을 빠져나와 혼자 운전대를 잡을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줬다.
여행의 자신감은 용기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준비에서도 나온다.

한국에서 챙겨간 수많은 짐은 이제 숙소에 도착했다.
다음 문제는 그 짐을 푸는 것이 아니었다.
앞으로 한 달 동안 내가 타고 다닐 Volkswagen ID.3와 친해지는 것.
노르웨이의 도로와 주차, 충전, 톨게이트 시스템을 실제로 경험하는 것.
그리고 생각보다 훨씬 비싼 노르웨이 물가와 마주하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는 다음 기록에서 이어가려고 한다.
노르웨이에서 전기차로 한 달 운전해보니 — 렌터카, 충전, 주차, 과속 그리고 도로 위에서 배운 것들.
Make each second count.
— CaptainPhil
이 글의 항공 안전정보는 2026년 8월 기준입니다. 보조 배터리 등 위험물 규정은 변경될 수 있으므로 출국 전 반드시 이용 항공사의 최신 규정을 다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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