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한 달을 마치고 한국으로|오슬로공항 체크인부터 헬싱키 환승, 인천공항 택시까지
노르웨이에서의 한 달이 끝났다.
처음 인천공항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한 달이라는 시간이 길게 느껴졌는데, 막상 돌아오는 날이 되니 이상할 만큼 빨랐다. 교육도 끝났고, 호텔 생활도 끝났고, 오슬로에서의 일상도 마무리됐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귀국 보고서도 마무리 했다.
이제 남은 것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긴 귀국길뿐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날까지도 쉽지는 않았다.
귀국할 때는 짐이 조금은 가벼워질 줄 알았다.
한 달 동안 먹고 쓴 것이 있으니 당연히 캐리어 무게도 줄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였다. 키체인, Fuglen 커피, 그리고 초콜릿 30개까지.
하나하나는 대단한 무게가 아니었지만, 모아놓고 보니 분명히 무거웠다.
결국 다시 핸드 스케일을 꺼내 캐리어를 달아보고, 이쪽에서 저쪽으로 짐을 옮겨 담아가며 수하물 무게를 맞췄다. 노르웨이 한 달의 마지막 장면이 핸드 스케일이었다는 사실이 조금은 웃겼다.
오슬로공항에서 셀프 체크인을 못한 이유
오슬로공항으로 가는 길은 멀지 않았다. 내가 묵었던 호텔에서 공항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는 거리였다. 그런데 짧은 거리임에도 노르웨이에서의 이동비는 늘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마지막까지도 ‘여긴 정말 물가가 비싸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렌터카를 반납하면서, 앞 유리 손상에 대한 태클도 한 달 전에 찍어 놓은 영상으로 잘 마무리 했다.
그리하지 않았으면, 바보처럼 눈 탱이를 맞았을 것이다.
공항에 도착해서는 셀프 체크인을 먼저 해보려고 했다.
유럽 공항은 셀프 키오스크가 잘 되어 있으니 금방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짐 때문에 셀프 체크인으로 바로 진행할 수 없었다.
결국 유인 카운터를 이용해야 했고,
카운터가 열리기를 기다리는 시간까지 포함해
거의 두 시간 가까이를 공항에서 기다린 기억이다.
이미 전날부터 핸드 스케일로 짐 무게를 여러 번 맞춰본 뒤라 더 피곤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출국할 때와는 기분이 달랐다.
한 달 전에는 모든 것이 낯설었는데,
돌아가는 날에는 공항 풍경이 어딘가 익숙했다.
같은 장소였지만 이번에는 도착이 아니라 떠남을 준비하고 있었다.
노르웨이를 떠나는 창밖 풍경

오슬로에서 헬싱키까지는 비교적 짧은 구간이었다. 비행기에 올라 날개 밖 풍경을 보고 있자니 “이제 정말 노르웨이를 떠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창밖으로는 숲과 호수, 마을과 도로가 작게 이어졌다. 한 달 동안 운전하며 지나갔던 노르웨이의 풍경이 비행기 아래로 멀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여행의 끝이 조금씩 실감났다.
구름 사이로 보이는 지상 풍경도 좋았고, 조금 더 올라가자 흰 구름과 핀에어 날개만 남았다. 돌아가는 길이라 그런지 별것 아닌 창밖 풍경도 오래 보게 됐다.

헬싱키 환승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헬싱키에 도착하면 이제 인천행 비행기만 갈아타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실제 환승은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다.
트랜스퍼라고 하면 같은 공항 안에서 게이트만 찾아가면 될 것 같은 느낌이 있지만,
실제로는 이동해야 하는 거리도 있고 출국 절차도 있었다.
몸은 이미 한국으로 돌아가는 모드였는데
절차는 아직 끝나지 않은 느낌이었다.
출국할 때도 헬싱키를 거쳤지만,
귀국길에는 피로가 쌓여 있었기 때문인지 시간이 더 길게 느껴졌다.
장거리 비행으로 이어지는 환승이라면
연결 시간이 너무 빠듯하지 않게 잡는 것이 마음은 훨씬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헬싱키에서 버거킹과 맥주로 노르웨이 여행을 닫다

헬싱키 환승 중에는 버거킹에서 햄버거와 맥주를 먹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장면이 꽤 상징적으로 남아 있다.
노르웨이에 있는 동안 외식 물가는 늘 머릿속에 있었다. 햄버거 하나, 커피 한 잔, 간단한 식사 하나도 가격표를 보면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 그런데 귀국길 헬싱키공항에서는 그런 긴장이 조금 풀렸다.
햄버거와 맥주를 앞에 두고 “이제 진짜 한국으로 돌아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한 달 동안 노르웨이에서 햄버거를 한 번도 사 먹지 않았는데, 정작 여행의 마지막 식사 중 하나는 헬싱키공항의 버거킹이었다.
이상하게도 그 한 끼가 “이제 정말 끝났구나”라는 느낌을 가장 분명하게 줬다.

헬싱키에서 인천까지, 길고 조용한 시간
헬싱키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비행은 길었다.
장거리 구간답게 시간은 천천히 갔고,
나는 기내 화면을 자주 열어 비행 지도를 확인했다.
지금 어디쯤 지나고 있는지,
서울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지상 속도는 얼마인지.
비행기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으니
그런 숫자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조금 정리되는 느낌이 있었다.
창밖 풍경은 때로는 선명했고,
때로는 구름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장면조차 이번에는 좋았다.
떠나는 길이 아니라 돌아가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오슬로에서 헬싱키로 갈 때의
짧은 비행과 헬싱키에서 인천까지의 긴 비행.
같은 핀에어의 날개를 보면서도 마음은 전혀 달랐다.
인천공항은 낯설고도 반가웠다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 기분이 묘했다.
겨우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오랜만에 돌아온 느낌이 있었다.
분명 익숙한 곳인데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순간에는 조금 낯설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무척 반가웠다.
출국하던 날에는 앞으로 한 달을 어떻게 지내게 될지 모른다는 긴장감이 있었다.
이번에는 집으로 간다는 안도감이 먼저였다.
기내 화면에서 남은 거리가 33km,
남은 비행 시간이 6분으로 표시되는 순간도 사진으로 남겼다.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온 뒤 남은 거리가 두 자릿수가 되니
한국이라는 곳이 갑자기 다시 현실이 됐다.

마지막 이동은 택시였고, 그게 참 고마웠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에는 카카오 앱으로 택시를 불러 집에 갈 생각이었다.
캐리어 두 개에 백팩까지 메고 서 있으니 아무래도 눈에 띄었나 보다.
한 택시 기사님이 먼저 다가와 물어보셨다.
“택시 불렀어요?”
그 한마디가 유난히 반갑고 고마웠다.
짐이 많다 보니 이동 자체가 이미 작은 일처럼 느껴졌는데,
기사님은 캐리어를 직접 실어주셨고 집에 도착해서는 다시 짐을 내려주셨다.
노르웨이에서는 내가 묵었던 호텔에서 오슬로공항까지가 그리 먼 거리가 아니었는데도
택시비가 체감상 훨씬 비쌌다.
그에 비하면 인천공항에서 집까지 한국 돈으로 5만 원 정도를 내고
편안하게 올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새삼 고맙게 느껴졌다.
팁을 별도로 계산할 필요도 없었고,
기사님은 짐까지 다 챙겨주셨다.
긴 비행과 환승을 끝내고 말이 통하는 익숙한 공간에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그 시간이
생각보다 큰 안도감을 줬다.
한 달 전의 출국, 한 달 뒤의 귀국
한 달 전 나는 인천공항에서 핀에어를 타고 노르웨이로 향했다.
처음 가는 나라였고,
S-92 교육의 시작이었고,
한동안 머물게 될 곳이었다.
한 달 뒤 같은 공항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초콜릿과 커피로 조금 더 무거워진 캐리어 두 개를 끌고,
백팩을 멘 채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돌아보면 대단한 사건이 많았던 귀국길은 아니었다.
셀프 체크인을 하지 못해 한참 기다렸고,
헬싱키 환승도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고,
버거킹에서 햄버거와 맥주를 먹었고,
기내에서는 비행 지도를 자주 들여다봤다.
인천공항에 내려서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평범한 장면들이 오래 남는다.
여행의 끝은 늘 거창하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이렇게 사소한 순간들이 마지막 기억을 만든다.
노르웨이에서의 한 달은 그렇게 끝났다.
적어도, 여행은.
Make each second count.
Captain Ph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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